
1. 전쟁이라는 시대정신: 신은 어디에 계셨는가?1914년, 유럽 대륙을 휩쓴 제1차 세계대전은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총력전(total war)'이라는 개념을 불러왔습니다. 기술은 진보했지만 인간의 본성은 후퇴했고, 총검과 포화 속에서 수많은 생명이 스러졌습니다. 기독교가 뿌리내린 유럽에서, 수많은 신자는 묻기 시작했습니다. “신은 어디에 계셨는가?”전쟁은 단지 정치적, 군사적 사건이 아니라 신학적 충격이었습니다. ‘모든 것을 보시고 사랑하시는 하나님’은 왜 무고한 생명을 지켜주시지 않았는가? 유럽 전역의 교회들은 이 질문 앞에서 흔들리기 시작했습니다. 하나님은 단지 민족주의를 정당화하는 도구로 전락하고 있었던 것은 아니었을까요?2. 신학의 황혼: 독일 신학과 제국주의특히 독일에서는 국가주의와 결합한 ..

1. 19세기 미국의 종교적 배경과 복음주의의 부상19세기 초 미국은 정치적으로는 독립을 이룬 새 국가였지만, 종교적으로는 여전히 다양성과 불균형이 공존하는 사회였습니다. 특히 서부 개척과 도시화가 진행되면서 기존 교단의 영향력은 감소하고, 신앙의 회복을 외치는 새로운 종교운동이 부상하게 됩니다. 이 시기 복음주의(Evangelicalism)는 개인 구원, 성경 중심의 신앙, 열정적인 회심 체험을 강조하며 급속히 확산되었습니다. 복음주의는 교리보다 ‘변화된 삶’을 중시하며, 누구나 회개하고 믿으면 구원받을 수 있다는 보편적 메시지를 내세웠습니다. 이러한 특징은 미국 사회의 민주주의적 분위기와도 맞물리며 대중의 호응을 얻었습니다. 결과적으로 복음주의는 19세기 미국 종교지형을 새롭게 재편한 핵심 흐름으로 ..

1. 신앙의 이름으로 자행된 박해의 그림자기독교는 사랑과 자비를 강조하는 종교임에도 불구하고, 유럽 역사 속에서는 유대인에 대한 차별과 폭력의 도구로 사용된 사례가 적지 않습니다. 유대인을 ‘예수 살해자’로 규정한 중세 교회의 가르침은 종교적 편견을 사회적 증오로 확대시켰고, 이는 수세기에 걸친 구조적 박해의 토대를 마련했습니다. 이 글에서는 고대부터 20세기까지 유럽 기독교와 유대인 사이의 복잡한 관계를 살펴보며, 박해의 역사적 배경과 종교적 논리를 비판적으로 고찰해 봅니다.2. 초대 교회와 유대교의 분리기독교는 유대교에서 분파된 신앙으로 시작됐습니다. 초기에는 예수를 따르는 유대인 집단으로 간주되었지만, 시간이 지나며 비(非) 유대인 중심의 선교가 확대되었고, 결국 유대교와의 분리와 긴장이 발생했습니..

1. 해방신학이 태어난 역사적 배경20세기 중반의 라틴아메리카는 정치적 혼란과 극심한 빈부격차, 군부 독재와 외세의 개입으로 인해 사회 전체가 억압과 불의에 시달리고 있었다. 특히 농민과 도시 빈민은 교육과 의료, 주거, 기본 생계조차 보장받지 못한 채 주변부로 밀려났고, 기존의 제도적 교회는 이 현실에 침묵하거나 외면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러한 절망의 현실에서, 성경은 더 이상 하늘나라만을 말하는 책이 아니라 **현실 속 억압에서 벗어나려는 ‘해방의 메시지’**로 다시 읽히기 시작했다. 이때 등장한 것이 바로 ‘해방신학’(Teología de la liberación)이다. 해방신학은 단순한 신학적 이론이 아니라, 가난한 이웃과 함께 살며 그 고통을 신앙 안에서 응답하려는 현장 중심의 신앙운동이었다.2..

1. 복음과 국경 사이에서기독교는 태생적으로 보편 종교를 지향하며, 민족과 언어, 인종을 초월한 구원의 메시지를 중심에 둔다. 그러나 이상과 현실은 늘 간극을 안고 있었고, 특히 민족주의의 대두는 기독교가 정치적·문화적 정체성과 충돌하거나 협력하게 되는 복잡한 상황을 만들어냈다. 민족주의는 근대 국가 형성의 핵심 동력이었고, 종교는 그 안에서 때로는 권력의 도구로, 때로는 억압에 저항하는 정신적 기반으로 기능했다. 기독교는 단순한 종교적 메시지를 넘어 민족의 정체성과 자유, 저항의 상징으로 작동하면서 각 지역의 역사에 깊숙이 개입하게 되었다. 이러한 상호작용은 때로는 고통과 갈등을 낳았고, 때로는 공동체의 결속과 해방을 이끄는 원동력이 되었다. 이 글에서는 기독교와 민족주의가 세계 역사 속에서 어떻게 갈..

1. 선교, 제국의 동반자 또는 구원의 통로?기독교의 세계 전파는 단순한 종교 확산의 역사가 아니다. 특히 아시아와 아프리카에서의 선교는 서구 제국주의와 밀접하게 얽혀 있었으며, 종종 문명화라는 이름으로 지역 문화를 억눌렀다. 복음을 전한다는 명분 아래 선교사들은 군대와 무역선, 관료들과 함께 들어왔고, 그들의 존재는 종종 식민 통치의 도구처럼 보였다. 그러나 동시에 기독교는 억압받는 이들에게 해방과 희망, 교육과 의료를 통한 실질적 도움을 제공하며 수많은 사람들의 삶에 긍정적인 변화를 주기도 했다. 이중적 얼굴을 가진 기독교 선교는 받아들이는 입장에 따라 전혀 다른 기억을 남겼다. 이 글에서는 아시아와 아프리카에서 기독교가 어떤 배경에서 전파되었고, 그 과정에서 나타난 수용과 저항, 변용의 양상을 살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