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학
흑사병이 갖고온 기독교 세계관과 중세 문명의 변화
1. 중세 유럽을 뒤덮은 검은 죽음1347년, 유럽에 처음 상륙한 흑사병(페스트)은 불과 4년 만에 전체 인구의 3분의 1에서 절반까지 목숨을 앗아간, 인류사 최악의 전염병 중 하나였습니다. 이 질병은 벼룩과 쥐를 매개로 퍼졌지만, 당시 사람들은 그 원인을 이해할 수 없었고 신의 분노 혹은 악마의 시험으로 여겼습니다. 도시와 시골을 가리지 않고 번진 이 죽음의 물결은 유럽을 공포에 몰아넣었고, 공동묘지가 넘쳐나는 현실은 사람들의 정신과 신앙마저 무너뜨렸습니다.2. 신의 벌인가, 악마의 장난인가중세인들에게 질병과 재난은 종종 초자연적 원인으로 해석되었습니다. 특히 흑사병의 급속한 확산은 신이 죄 많은 인류를 심판하는 것이라는 설이 널리 퍼졌습니다. 고해성사와 회개, 금식과 기도가 일상이 되었고, 순례를 떠..